브룩라디 베레 발리 2010
오늘은 발음부터 까다로운 브룩라디(Bruichladdich) 증류소의 '베레 발리 2010'을 바이알로 시음해 본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. 🥃
처음 이 위스키를 접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게 바로 이름인데요, 브룩라디의 스펠링(bruichladdich)을 보고 정확히 읽을 줄 아는지가 위스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해요. 국내에서는 ‘브룩라디’로 읽는 것이 정식 명칭이지만, ‘브룩라딕’, ‘브루익라딕’ 등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죠. 😅
브룩라디는 스코틀랜드 아일라(Islay) 섬에 위치한 증류소로, 1881년에 설립되었습니다. '브룩라디'라는 이름은 게일어로 ‘해안가의 언덕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. 이 증류소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점은, 정말 다사다난한 역사를 가진 곳이라는 점입니다. 💨
1994년, 경영난으로 인해 결국 문을 닫게 되었지만, 몇 차례의 부활 시도 끝에 2000년, 보모어 출신의 전설적인 인물 짐 맥퀴안이 이끄는 팀에 의해 인수되면서 브룩라디는 다시 빛을 보기 시작합니다. 폐쇄됐던 증류소가 다시 일어선다는 것,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스토리죠. 💪🔥
브룩라디의 대표 시리즈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.
- 더 클래식 라디(The Classic Laddie)
- 아일라 발리(Islay Barley)
- 오가닉(Organic)
- 베레 발리(Bere Barley)
- 블랙아트(Black Art)
오늘 리뷰하는 베레 발리는 그중에서도 꽤나 특별한 존재입니다.
‘베레 발리’라는 오래된 보리 품종만을 단독으로 사용해 만들어졌으며, 이 품종은 스코틀랜드 본토에서 계약 재배한 뒤 맥아로 가공되는 등 브룩라디만의 철학이 가득 담긴 위스키라 할 수 있죠. 🌾
브룩라디의 또 다른 재미있는 라인업으로는 피트 향 위스키들이 있는데요,
포트 샬럿(Port Charlotte)은 중간 정도의 피트감을 가진 전통적인 아일라 스타일이고,
옥토모어(Octomore)는 세계에서 가장 피트가 강한 위스키 중 하나로, 정말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.
저는 개인적으로 옥토모어를 정말 인상 깊게 마셨던 기억이 있어요. 🤯🔥
그럼 본격적으로 베레 발리 2010의 시음 후기를 남겨보자면,
첫 향에서는 고르곤졸라 치즈 같은 유니크한 향과 강한 스모키 함이 먼저 올라옵니다.
하지만 글렌캐런 잔에 따라 몇 분 정도 브리딩을 시켜주면, 치즈 향은 사라지고 은은한 과실향과 스모키가 조화를 이루며 매력을 발산하죠.
이 과실향은 특히 청사과 느낌이 지배적이고,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. 🍏🌫️
맛은 정말 재미있습니다. 한 모금 머금었을 때 짭조름한 첫맛, 그리고 이어지는 달달한 스모키 함이 입안을 감싸는데요,
소금기+과일+피트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게 잡힌 구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. 개인적으로는 정말 "짭조름하고 달콤한 스모키"라는 말이 딱 어울렸어요. 😋
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이 가격대에서 이런 복합적인 맛을 가진 피트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에요.
탈리스커 이후로 이렇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피트 위스키는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.
가성비 좋은 위스키를 찾는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바틀이에요. 💸👏
정보
- 품명 : 브룩라디 베레 발리 2010 ( Bruichladdich Bere Barley 2010 )
- 도수 : 50 %
- 용량 : 500 ml
- 분류 : 싱글몰트 위스키
- 가격 : 약 10 만원
공식 테이스팅 정보
- Aroma
- 달달한 꽃, 꿀, 잘 익은 과일 향, 감귤향, 바삭바삭한 사과, 바닐라 향
- Taste
- 밝은 과일, 달콤한 보리 맥아, 캐러멜 처리된 시리얼, 따뜻한 사과 파이의 풀바디한 맛, 약간의 초콜릿향과 약간의 오크향
- Finish
- 아몬드, 토피, 매콤한 몰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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